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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따라 골라 골라…풍성한 스크린

민족 최대 명절인 설 연휴는 극장가 대목 중의 대목이다.

모처럼 온 집안 식구들이 손에 손잡고 스크린 삼매경에 빠지기도 하고, 집안일을 돕거나 일가친척들에게 세배하는 등 가족으로서 의무를 대충 마친 청춘 남녀는 연인과 함께, 친구와 더불어 극장으로 도피하기도 한다. 두둑이 세뱃돈을 챙긴 어린이들이 달려가는 곳 또한 만화영화를 틀어주는 상영관이기도 하다.

이번 설 연휴처럼 짧게는 5일, 길게는 9일이나 되면 누구나 한 번쯤 극장을 찾기 마련이다. 올 설에도 각양각색 영화들이 출전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조선명탐정 : 사라진 놉의 딸(감독 김석윤)…11일 개봉
설 연휴 직전 개봉하는 유일한 국산 블록버스터다.

지난 2011년 설 연휴에 상영돼 47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코믹 추리 사극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의 속편이다. 전편에 이어 김석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정조 19년을 배경으로 조선 전역에 걸쳐 벌어지는 불량 은괴 유통 사건과 여자 어린이 유괴사건의 전모를 파헤치는 실학자 ‘김민’(김명민)과 보따리 무역상 ‘서필’(오달수) 콤비의 맹활약을 그린다.

전편에서 진중함을 벗고 ‘허당 탐정’ 캐릭터로 변신, 찬사를 들었던 김명민과 ‘만주 개장수’ 역할로 관객을 포복절도하게 했던 ‘1억 관객 배우’ 오달수가 또 한 번 콤비 플레이를 펼치며 을미(乙未)년 청양(靑羊)의 해를 웃으며 시작하게 만들 태세다.

‘청순 미녀’ 이연희는 팜파탈 일본 여인 ‘히사코’로 분해 숨겨놓았던 고혹적인 섹시미를 드러낸다. 지난해 MBC TV 드라마 ‘미스코리아’를 통해 연기력까지 인정받은 이연희의 사연을 간직한 캐릭터를 어떻게 소화해낼지도 관람 포인트다.

사실 속편을 두고 ‘형보다 나은 아우는 없다’며 작품성이나 흥행성을 낮게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전편의 성공으로 높은 인지도와 신뢰도를 확보한 데다 더욱 탄탄해진 스토리와 보다 끈끈해진 두 주연배우의 호흡에 이연희의 신선함까지 어우러지며 전편보다 양적·질적으로 풍성해졌다.

특히 ‘12세 관람가’로 할아버지·할머니부터 손자·손녀, 시부모와 아들·며느리, 장인·장모와 딸·사위 등 온 가족이 불편함 없이 함께 볼 수 있어 ‘설 영화’로서 최고의 조건을 갖췄다. 투자·배급 쇼박스

◇7번째 아들(감독 세르게이 보드로프)…11일 개봉
지난해 12월 ‘호빗:다섯 군대 전투’(감독 피터 잭슨)를 끝으로 시리즈가 막을 내리면서 아쉬워하고 있을 할리우드 판타지 팬들에게 희소식이 있다. 광활한 대자연을 배경으로 한 스펙터클한 액션 신들로 무장한 올해 첫 번째 판타지 블록버스터 ‘7번째 아들’이 개봉하는 것.

초자연적인 힘을 지니고 태어나 온갖 악령들을 물리치는 존재, ‘7번째 아들’ 기사단의 리더 ‘그레고리’(제프 브리지스)가 동료들을 모두 잃고 마지막 남은 유일한 희망인 ‘톰’(벤 반스)을 제자로 키워 대마녀 ‘멀킨’(줄리언 무어)의 군단으로부터 세상을 지켜내는 여정을 그린다.

세르게이 보드로프 감독의 이름은 낯설지만,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는 많다. 원작은 30여 개국에서 출간돼 300만 부 이상 팔린 ‘워드스톤 크로니클’ 시리즈다.‘영국 판타지 3대 작가’로 꼽히는 조제프 딜레이니의 작품이다.

제작사는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모은 ‘인터스텔라’, ‘인셉션’, ‘다크 나이트’ 시리즈(이상 감독 크리스토퍼 놀런) 등 세계적인 흥행 대작들을 만든 레전더리 픽처스, 촬영·편집·시각효과 등을 ‘엑스맨’ 시리즈, ‘어벤져스’(감독 조스 웨던) 등에 참여한 스태프들이 맡았다.

여기에 2010년 ‘크레이지 하트’로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쓴 제프 브리지스, 지난해 ‘맵 투 더 스타’로 칸 국제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줄리언 무어등 명품 배우들이 남녀 주연을 나눠 맡았다는 사실은 단순한 판타지 영화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12세 관람가’로 가족이 함께 볼만하다. 102분. 수입·배급 UPI코리아.

◇도라에몽:스탠바이 미(감독 야마자키 타카시·야기 류이치)…11일 개봉
어린 시절 ‘동짜몽’이라는 제목으로 선보인 만화책 ‘도라에몽’을 보며 ‘도라에몽 같은 친구가 내게도 있었으면…’하고 부러워해 본 사람들은 국내에도 많다.

만화가 후지코 F. 후지오가 1969년 일본 쇼가쿠칸(小学館)에서 발행하는 어린이 잡지에 단편 만화를 그리면서 시작된 도라에몽 열풍은 2010년 세계 누적 판매 2억1000만 부라는 대기록으로 이어졌다.

1973년부터 제작되기 시작한 TV 애니메이션은 2010년 현재 1000개 넘는 에피소드로 쌓였고, 1980년부터 만들어진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2005년 한해를 빼놓고 매년 만들어져 40여 편이나 된다.

소심하고 지질하며 열등생인 초등학생 조상 ‘진구’가 22세기의 후손이 자신을 돕기 위해 20세기로 파견한 만능 로봇 도라에몽과 함께 온갖 모험을 하면서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읽고, 보며 진구 같던 어린이·청소년들은 늠름한 어른으로 자라났다. 만화가 모두에게 도라에몽이 돼준 셈이다.

1996년 작고한 원작자의 ‘탄생 80주년’에 맞춘 기념비적인 작품답게 그간 선보인 시리즈와 많은 차이가 있다. 최초로 3D CG로 제작됐으며, ‘진구와 도라에몽의 만남과 이별’이라는 큰 줄기에 시리즈 최고의 에피소드 7가지를 엄선해 녹여 넣었다.

그 결과 지난해 8월 일본 개봉 당시 5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600만 관객을 불러모았다. 시리즈 사상 최고 흥행 성적이자 동시에 지난해 일본 전체 흥행 3위를 달성했다.

‘전체 관람가’이지만, 추억을 가진 40~50대 성인 남성들이 여럿 모여 봐도 좋을 듯하다. 95분. 수입·배급 NEW.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감독 매튜 본)…11일 개봉
세계적으로 히트한 할리우드 SF 액션 블록버스터 ‘엑스맨’ 시리즈 중 최고로 꼽히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2011)을 연출한 매튜 본 감독과 ‘마블 코믹스’의 르네상스를 일군 인기 작가 마크 밀러가 ‘스파이 액션물’을 중흥을 목표로 의기투합한 할리우드 액션 스릴러 영화다.

뛰어난 두뇌와 탁월한 운동 능력을 갖췄지만, 거듭된 실패로 루저로 살아가던 ‘에그시’(태론 에거튼)는 그의 감춰진 재능을 직감한 전설적인 요원 ‘해리’(콜린 퍼스)의 도움으로 베일에 싸인 국제 비밀정보기구 ‘킹스맨’ 면접에 참가한다.

목숨을 걸고 면접을 치러내는 사이 재능을 발견한 에그시는 해리를 도와 최고의 악당 ‘밸런타인’(사무엘 L. 잭슨)과 맞서 싸우게 된다.

루저가 ‘킹스맨’에 조금씩 가까워지는 ‘성장 드라마’가 공감을 이끌어내고, 호쾌한 액션이 가슴을 후련하게 한다.

다만 ‘청소년 관람 불가’로 등급이 분류됐을 정도로 잔인한 장면들이 많은 탓에 설 연휴 가족 영화보다 친구나 연인들에게 어울린다. 128분. 수입·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모데카이(감독 데이비드 코엡)…18일 개봉
케이퍼 무비 ‘오션스 일레븐’(스티븐 소더버그)과 ‘도둑들’(감독 최동훈)은 제작된 해와 지역은 2001년 미국 할리우드와 2012년 한국 충무로라는 큰 차이가 있지만, ‘나쁜 놈’들이 난공불락의 ‘가장 나쁜 놈’을 상대로 철두철미한 계획과 과감한 실행으로 짜릿하게 ‘한탕’하는 이야기로 국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한국이 지난해 12월 개봉한 ‘기술자들’(감독 김홍선)이 265만 관객을 모으자 케이버 무비의 ‘원조’ 할리우드가 반격에 나섰다. 유명 시나리오 작가 출신인 데이비드 코엡이 감독으로 변신한 ‘모데카이’다.

세계 미술 수집가들이 노리는 꿈의 작품, 세상에 단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고야의 명작 ‘웰링턴의 공작부인’. 복원 과정에서 복원 전문가는 피살되고, 작품은 감쪽같이 사라진다.

한때 잘 나가는 영국 귀족이었으나 지금은 파산 직전에 처한 예술품 딜러이자 미술광인 ‘모데카이’(조니 뎁)에게 대학 동창이자 MI5 요원인 ‘마트랜드’(이완 맥그리거)가 흥미로운 제안을 한다. 복원가를 죽인 범인과 사라진 그림을 찾아오라는 것.

모데카이는 하인 ‘조크’(폴 베타니)와 그림의 행적을 따라가던 중 그 속에 독일 나치의 비밀 계좌번호가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림, 아니 ‘보물 상자’를 두고 모데카이와 러시아 집권층·이슬람 테러리스트·중국 마피아·예술품 밀매업자·미국인 억만장자 등이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인다.

영국·러시아·미국 등을 넘나드는 광대한 스케일, 블록버스터급 액션이 눈을 사로잡고, ‘케이퍼 무비’에 걸맞은 촘촘한 시나리오와 조니 뎁·이완 맥그리거·폴 베타니·귀네스 펠트로 등 절정의 연기력을 갖춘 할리우드 특급 스타들의 열연이 관객을 빨아들인다.

‘15세 관람가’. 106분. 수입·배급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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